* 야간열차 - Couchette (쿠셋)

 


빈에서 오후 7시 조금 넘어서 4인실 쿠셋이 예약된 야간열차를 타고 밀라노로 향했다. 독일에서 체코 갈 때 탔던 기차처럼 통로가 한 쪽으로 있었고, 방안에는 양 쪽으로 침대? 매트릭스? 가 있었다. 4인실도 6인실로 개조 가능한 방이었다. 양 쪽 침대 벽면에 매트릭스? 같은 걸 펼 수 있게 되어 있다 (2층 or 3층으로). 잠 잘 시간이 되면 승무원이 이것저것 가져다 주고 사다리 같은 것도 설치 해준다. 통로에서 방을 열고 들어가면 사람 한명 겨우 다닐 공간이 있는데, 반대편 창문 쪽에 사다리를 설치해줘서 양쪽 2층에서 사용할 수가 있다. 나는 2층이라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입구 쪽 천장 아래에는 캐리어도 둘 수 있는 충분한 선반? 같은 공간이 있어서 불편하지 않았다 (6인실이었으면 불편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아줌마로 보이시는 분이 먼저 타고 계셨는데 영어를 못하시는 분 같았다. 저녁 11시 쯤 되니 아주........ 심각하게 냄새를 풍기는 중국인 아저씨가 타셨다 (쓰레기장에 온 줄....). 나를 보고 중국인인 줄 알고 반갑게 중국어로 뭐라뭐라 하셨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쏘리쏘리 하시더니 자기 자리로 올라갔다 (반대쪽 2층 침대). 그 아래에 아줌마가 계셨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냄새가 너무 역해서 불쾌해 하시는 눈치였다. 금방 승무원들이 사다리랑 침대도 셋업해주고 커튼도 쳐주고 불도 꺼줬다. 아저씨가 코도 심하게 골고 냄새 (악취?) 도 심하셔서 잠을 잘 수가 있을까 싶었는데 피곤했는지 금방 잠들었다. 새벽 3시쯤 잠이 깼는데 깨자마자 냄새가 느껴졌다. 억지로 이불 덮고 다시 잠들려고 노력했다. 아침이 되어서 깼는데 중국인 아저씨가 화장실을 가셨다. 기다렸다가 아저씨 오고 나서 화장실에 갔는데 세상에............... 아저씨가 잠시 머물다 간 화장실에도 악취가 풍겼다. 갑작스럽게 한 방 먹어서 진심으로 토할 뻔 했다.

아침 8시가 되니 승무원이 조식을 가져다 주었다. 빵, 커피, 물 등등. 퀄리티는 떨어졌지만 예상치도 못한 조식이 비행기처럼 있어서 신기했다. 9시 쯤 도착이었는데 딜레이 되서 9시 반쯤 밀라노에 도착했다. 하루 빨리 악취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빠르게 기차를 빠져나가서 중앙역 바로 앞에 예약된 호스텔로 향했다.



['16.01.21]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 밀라노 대성당 > 두오모 광장


* The church and Dominican Convent of Santa Maria delle Grazie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 15세기 중반에 고딕 양식으로 세워진 도미니크회 수도원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 지오반니 도나토 몬토르파노의 

    십자가상의 죽음이 전시되어 있다

오전 10시 30분에 예약했는데 기차가 밀라노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숙소에 짐 맡긴 다음 급하게 지하철로 이동 후, 허겁지겁 뛰어갔더니 10시 40분쯤 도착했다. 앞에 보니 왠 동양인 여자도 나처럼 늦었는지 허겁지겁 들어왔다. 잠시 대기하니 문을 열어줘서 급하게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구경하고 사진 찍고 있었다. 15분 밖에 관람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데 내게 주어진건 5분이었다. 재밌게도 아까 같이 늦었던 사람도 알고보니 한국인 누나였다 ㅋㅋㅋㅋ 둘이 급하게 그림 한 장씩 찍고 서로 한장씩 찍어주니 시간이 다 되어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나왔다. 둘다 너무나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 없어서 웃으면서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어디가냐고 물어서 두오모 광장 간다고 했더니 이 누나도 거기 가는데 같이 갈꺼냐고 물어서 동행하기로 했다. 어제 같이 술 마신 동생들도 오기로 했다고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동행이 생겼다. 누나는 초등학교 교사인데 방학이라서 놀러왔다고 했다

*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쇼핑몰


쇼핑 좀 하다가 점심 먹고 오후에 성당 구경하기로 했는데 괜찮냐고 해서 나는 다음 날 까지 밀라노 여행 예정이라 같이 다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첨에 Miu Miu 매장가서 누나가 가방 하나 샀는데 사고나서 얼마 안 지나서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는 걸 발견했다. 나는 속으로 심각한 하자는 아닌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비싼 가방이라 그런지 누나는 바로 환불 요청을 했다. 다행히 환불 진행을 해주어서 같이 서비스 데스크로 향했는데 중국인들을 위한 담당 직원들이 따로 있어서 되게 신기했다 (얼마나 많이 사가면...........). 여기서 한국인들은 축에도 못 낀다고 얘기 나누면서........... 누나는 원래 맘에 들었던 색은 아닌데 1개 밖에 재고가 없어서 그냥 산거였는데 어쨌든 안 사게 되어서 차라리 잘 되었다고 그랬다. 환불하고 나오니 이 누나랑 어제 놀았던 동생 1명이 합류해서 3명이서 이 날 같이 여행했다. 


* Spontini - Mediterranea Pizza, Margherita Pizza, Prosciutto Pizza


점심을 먹으러 현지인들에게 맛집이라는 스포티니로 향했다. 줄서서 기다려서 사고 매장 내에 있는 테이블에서 스탠딩으로 먹는 가게 였다. 마침 3가지 종류의 피자가 있어서 각자 하나씩 시켰다. 먹기에는 굉장히 크고 두꺼웠다. 내가 남자지만 입도 짧고 + 여자 2명이라서 반은 남겼던 것 같다. 2가지 피자는 조금 짜고 그랬는데 사진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피자는 맛있었다


* Luini - Panzerotti


여기서 피자 맛집, 빵 맛집, 젤라또 맛집 다 가야된다고 그래서 같이 빵집으로 향했다. 여기도 사람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따로 사지 않고 누나랑 동생만 저녁에 먹는다고 빵을 사서 가방에 담았다

* Cioccolat Italiani - Gelato


바로 반대편에 있는 젤라또 맛집으로 향했다. 처음 먹는 젤라또 였는데 나는 사실 아이스크림이랑 큰 차이를 못 느껴서 그냥 먹었다

* Milan Cathedral (밀라노 대성당, 두오모 성당)

 

-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


다음 코스로 밀라노 대성당으로 향했다. 바깥에서 봤을 때 되게 웅장하게 느껴져서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웅장하기는 하지만 성당은 성당일 뿐이었다 (별로 흥미가지 않는........). 성당에서 나와서 주변을 같이 구경하다가 동행하던 누나는 오후 5시쯤 비행기로 태국간다고 하고 동생도 저녁 비행기로 이동 예정이라고 해서 광장에서 사진 같이 찍고 헤어졌다. 누나는 유럽 음식 좀 질렸는데 태국가면 아시아 음식 맘껏 먹을 것 같다면서 들고 다니던 미역국과 햇반을 내게 주고 떠났다 (속으로 '이 누나 나한테 짬처리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저녁 늦게 베니스 도착해서 맛있게 잘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누나한테도 태국 잘 도착했냐고 미역국 잘 먹었다고 카톡 보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런던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이 찍었던 사진은 받지 못했다~

* 밀라노 두오모 광장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동상)


쇼핑몰을 좀 더 구경하다가 야경 사진을 찍고 숙소로 향했다

4인실 이었는데, 들어와 쉬고 있으니 한 커플이 들어와서 인사했다. 이 커플은 짐만 풀고 나가더니 어딜 갔는지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숙박비 낭비 무엇??? 짐 맡길데가 없어서 그랬나.....?). 다른 2층 침대에는 미국인 남자애 한 명이 들어왔다.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답했다. North 냐고 South 냐고 황당해 하면서 South 라고 알려줬다.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진지해서 '아, 듣던대로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싶었다. 그리고 여행 얘기를 계속 이어갔다. 도시 이동할 때 주로 기차타고 다닌다고 했더니 왜 기차 타고 다니냐고 의아해하며 물어봤다. 기차가 싸기도 하고 짐도 잃어버릴 염려가 적어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라이언 에어 타고 다닌다면서 라이언 에어 싸다고 그러길래, 비행기도 공항 왔다갔다하는 시간 합치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수화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계속 라이언 에어 좋다면서 핸드폰 주면 자기가 찾아준다고 하길래 (속으로는 얘가 왜 이러지?? 라이언에어 주식 샀나? 싶었지만) 괜찮다고 하면서 배가 고파서 숙소 밖으로 나왔다.

숙소 주변을 둘러봤는데 딱히 땡기는게 없어서 중앙역에 있는 맥도날드로 향했다. 세트 시켜서 먹고 있는데 동양인 남자애가 줄서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햄버거 세트에다가 감자튀김을 하나 더 사서 내 테이블 쪽으로 와서 앉았다. 한국 남자애였는데 알고보니 자기 핸드폰이 고장나서 나한테 핸드폰 빌리려고 감자튀김을 하나 더 시켜서 왔다고 했다. 로마에 친구 생일파티에 가려했는데 기차 표가 없어서 버스를 알아봐야 될 것 같다고 해서 뭔가 찝찝하긴 했는데 빌려줬다. 시간대가 잘 맞는 버스가 없어서 그냥 못갈 것 같다고 그랬다. 그러고 나서 갈 줄 알았는데 한국인 만나서 반가워서 그런지, 갑자기 나한테 말 걸기 시작했다. 몇 살로 보이냐고 해서 21살로 보인다고 했더니 20살이라고 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여행왔다고 했더니 자기는 여기서 패션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 얘기하다가 스케줄이 꼬여서 할게 없어서 그러는데 같이 클럽가자고 하길래 클럽에서 놀 줄 모른다고 그랬다. 이 때 숙소가 바로 중앙역 앞이라 츄리닝에 삼선 슬리퍼 신고 맥도날드에 갔었는데 이 친구 눈에는 되게 재밌는 형으로 보였나 보다. 나한테 형님이랑 클럽 가면 되게 재밌을 것 같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정중히 거절했다. 한국 클럽도 쫙 꿰뚫고 있다고 나중에 한국가면 자기가 모신다고 연락 한 번 달라고 나한테 번호도 줬다............. 맥도날드 마감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역에서 같이 나오는데 내 패션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속으로 'ㅇㅅㄲ가 나를 놀리나 싶어서' 한국에서 편의점에 맥주사러 가는 패션인데 뭐가 멋있냐고 그랬다. 그랬더니 진짜 이탈리아 그것도 (패션의 도시) 밀라노 중앙역에서 이렇게 입고 다닐 수 있는 건 멋지고 용기있는 거라고 그랬다. 뭔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여서 그렇냐고 하면서 헤어지고 숙소로 향했다 (나는 속으로 별 희한한 놈 다 보겠네 싶었는데 아마 서로 그런 생각이었나보다 ㅋㅋㅋㅋ). 숙소로 향하면서 확인한 핸드폰에는 'FD ㅇㅇ' 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는데 FD 가 뭘까 하고 한참을 생각했다. 아마도 Fashion Designer 인것 같다 ㅋㅋㅋㅋ 지금쯤은 디자이너가 되어 있으려나? ㅋ



['16.01.22]

스포르 체스코 성 > 가에 아울렌티 광장 > 꼬르소꼬모 거리 > 가리발디 문 > 나빌리오 운하 > 두오모 광장 >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스피가 거리 >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


* Bar Binario 11 Milano - Alsace Pizza


아침에 일어나서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향했다. 가다가 배가 고파서 근처 카페에서 양파가 듬뿍 올라간 피자 한조각을 먹었다

Castello Sforzesco (스포르체스코 성)

 

- 15세기 중엽 밀라노 대공 프란체스코 스포르체스코가 세운 성


산책 겸 성 내부를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딱 아침먹고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였다

* Piazza Gae Aulenti (가에 아울렌티 광장)

 


찾았던 여행코스는 나빌리오 운하밖에 안 남았는데 밀라노를 떠나기 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발 닿는데로 이름 모를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걸었다. 그랬더니 뭔가 현대적인 건물들과 광장이 나타났다. 아래 층과 대화할 수 있는 조형물도 있었고 근방에는 디자인이 특이한 빌딩도 있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GROM - Gelato


광장을 구경하다가 베스킨라빈스 느낌의 젤라또 집이 있어서 먹으면서 조금 쉬었다. 그리고 나서 근방 거리를 좀 더 걷다가 나빌리오 운하로 향했다

Corso Como (꼬르소꼬모 거리)


* Porta Garibaldi (가리발디 문)


Naviglio Canal (나빌리오 운하)

- 밀라노 대성당을 건축할 당시에 대량의 대리석을 운반하기 위해 만든 운하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는 굉장히 분위기 있고 아름다워 보였는데 낮에 가서 그런지 폐자전거에다가 오만 쓰레기 투성이 였다. 기대와 다르게 별로여서 한 바퀴 돌고 다시 두오모 광장으로 갔다. 카페마다 사람이 가득차서 빙빙 돌다가 맥도날드에 겨우 한 자리 남아서 2층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광장을 구경했다.


* Via Motne Napoleone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 명품 거리


Via Della Spiga (스피가 거리)

- 명품 거리


* Giardini Pubblici Indro Montanelli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두오모 광장에서 중앙역 근처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명품거리를 지나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을 가로질렀는데 런던과 마찬가지로 도심에 이런 넓은 공원이 있다는게 부러웠다. 그리고 신기했던 건 이 공원 내부에는 개들을 위한 특정 공간이 따로 있어서 그 안에서는 개들이 목줄 없이도 맘 껏 뛰어놀 수 있었다. 팻말에도 그렇게 적혀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가지고 밀라노 중앙역을 구경하다가 베니스로 향했다.

두오모 광장 주변 쇼핑거리를 돌아다닐 때 멋진 패션의 신사들을 많이 봤다. '이래서 패션의 도시구나!' 싶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리고 첫 날 예상치도 못한 사건으로 동행을 만나게 되서 재밌었다. 아마 만나지 못했으면 밀라노에서의 여행은 굉장히 지루했던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볼 게 많지는 않아서...........). 그리고 첫째날 저녁에 처음보는 두 사람과의 대화는 굉장히 특이한 경험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것도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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