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베를린은 프랑크푸르트 보다도 더 현대적인 도시였다. 중앙역도 삐까뻔쩍? 하고 지하로도 깊고 지상으로도 3층이었나? 세련되고 새로 지은 것 같았다.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한 정거장도 안 지났는데 마침 승무원이 티켓 검사를 했다. 티켓 개시가 안되어 있다고 개시하고 타야 된다고 했다. 어벙벙한 표정으로 막 물어봐서 그런지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아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다시 개시하고 탔다. 휴우~ 프랑크푸르트에서 다들 표 없이 지하철 타고 다니는거 아닌가? 했던 생각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16.01.13]

운터 덴 린덴 > 브란덴부르크 문 > 제국의회 의사당 > 독일의회 건물 > 펍


* Chinco Vietnam Restaurant


친구 숙소 근처에서 괜찮은 식당이 있는지 한참을 찾아보다가 베트남 식당에 가자고 해서 갔다. 혼자였으면 독일 식당을 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독일의 짜고 느끼한 음식에 조금 물려서 아시아 음식을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친구는 코코넛 커리가 들어간 밥을, 나는 이름 모를 음식을 시켰다. 메뉴를 잘못 시켰는지 둘다 그리....... 맛있지 않았다. 2번째 실패. 그래도 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왔다


* Unter den Linden (운터 덴 린덴)

- 베를린 거리 중 하나로, '보리수 아래'의 뜻으로, 보리수가 늘어서 있다


Brandenburg Gate (브란덴부르크 문)

- 독일 분단 시절 동·서 베를린의 경계였으며, 허가 받은 사람들이 이 문을 통해서만 동·서 베를린을 왕래할 수 있게 됐다.


날씨는 매우 추웠지만 오늘 딱히 여행한 코스가 없어서 야경도 볼겸 가까운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겨우 9시가 넘었는데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번화가가 아니라서 그런가? 그래도 건물마다 불이 켜져 있어서 사진찍기 좋았다. '무슨 문인지 모르겠는데 크고 멋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구경했었는데 동, 서 베를린 경계였다는 것은 귀국 후에 뒤늦게 사진 정리하면서 알았다


* Reichstag Building (제국의회 의사당)

- 독일제국의 첫 의회 의사당이었던 건물


* Paul-Lobe_Haus

- 독일 의회 건물


* Murphy`s Irish Pub 

  


걸어다니다가 너무 추워서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 할겸 펍으로 향했다. 펍에서는 축구 경기를 한참 보고 있었는데 골이 터지니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고 난리였다. 내가 상상했던 유럽의 펍에 온 거 같아서 친구랑 맥주 한잔 하면서 그 사람들을 구경하고 이 펍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16.01.14]

포츠담 광장 > 베를린 몰 > Topographie des Terros >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 오버바움 브릿지 > 슈프레 강 > 분자 인간
> 알렉산더 광장 > 티비 타워 > 붉은 시청사


원래 혼자 다닐 줄 알고 하루는 동쪽, 하루는 서쪽을 구경하려고 호텔을 나눠서 예약 해뒀었는데, 괜히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 옮기는게 훨씬 귀찮은 일이라는 걸 몰랐었다. 게다가 동행 친구까지 있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부터 옮기고 친구를 만나러 베를린 몰로 향했다


* Potsdamer Platz (포츠담 광장)


베를린 몰은 포츠담 광장 옆에 있었는데 '포츠담 회담'이 생갔났다. 중학생 때 주구장창 외운 곳이 바로 이 근처였군 싶었다. 친구를 만나 Topographie des Terros 로 향하면서 잠깐 편의점에서 음료수? 인가 물을 샀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독일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빈병 값까지 포함되어 있고 빈 병을 다시 반납하면 병 값을 환불해준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병을 버린 후 였다......


* Topographie des Terros

 

- 나치 시절 주요 인사들이 모여있었던 중요한 건물들의 터를 이용해 만든 야외 전시관


나는 사실 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냥 네이버 블로그만 보고 관광지를 골랐었다. 그런데, 동행하는 친구가 문과 출신에다가 관련 지식이 풍부해 보여서 많이 따라 다닌 것 같다. 여기는 예정에 없던 곳인데 얘기하길래 계획한 코스 있으면 따라 간다고 했다. 전시관에 뭐라뭐라고 적혀있는데 그냥 친구 슥슥 따라 다니면서 사진 보고 그랬던 것 같다. 하긴, 영어도 어려운 단어들로 되어 있으니까...... 그닥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그래도 저 벽을 보고 장벽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나보다 싶으면서 너무 얇아서 신기했다


* Bistro-Bar Bateau Ivre

 


브런치를 먹으려고 친구가 찾아봤다던 브런치 카페로 갔다. 내가 알아보거나 독일 음식을 파는 식당은 아니라서 친구에게 마음껏 메뉴를 고르라고 했다. 친구는 브런치 세트랑 빵, 요거트를 시키고 계란을 추가했다. 독일에서는 티스푼으로 계란 위쪽을 살짝 깨서 떠먹는다고 친구가 알려줬다. 신나하면서 나보고도 먹어보라고 했는데 내가 아는 삶은 계란 맛일꺼 같아서 친구보고 더 즐기라고 나는 안먹는다고 그랬다. 나중에 찾아보니 독일에서 아침식사용 삶은 계란을 그렇게 먹는다고 한다.


* Mercedes-Benz Arena Berlin

- 이벤트 홀


점심 후에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향하던 중에 좌측에 벤츠 아레나가 있어서 사진으로 찰~칵!


* East Side Gallery

 

- 독일 베를린에 있는 베를린 장벽 일부에 조성된 미술 갤러리


처음에는 여기가 베를린 장벽인줄도 모르고 그냥 네이버에 여행 코스로 되어 있길래 왔다 (내가 베를린 여행 코스 검색할때는 열심히 공부를 안했었나?....... 모르고 짠 코스가 많은 것 같은.....) 


Oberbaum Bridge (오버바움 브릿지)

- 분단 시 갈라져있던, 동/서 베를린을 이어주던 다리


* Spree River (슈프레 강)

 

- 독일 동부를 흐르는 강


친구가 강 위에 떠있는 수영장이랑 무슨 사람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고 해서 '네이버에서도 안 나오는 Special 한 여행 코스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겨울의 강바람은 굉장히 매서웠다. 지금 찾아보니 바데쉬프 (Badeschif) 라고 구글 맵에 나오는데 그때만 해도 (4년전) 구글 맵에도 검색되지 않는 곳이라 언젠간 보이겠지라는 마음으로 한참을 걸어갔다. 친구가 계속 여기쯤 있어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아무리 같이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겨울에다가 밤이라 왠지 지금은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금 찾아보니 5월이나 되어서야 오픈 하는 것 같다 (그 추위에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4년 만에 알게 된 사실 ㅎㅎㅎ 재밌네)


* Molecule Man (분자 인간)

- 미국작가인 Jonathan Borofsky에 의해 설계, 알루미늄 조각으로 만들어짐, 세계 곳곳에 분자인간 조각 시리즈로 설치되어 있음


바데쉬프는 못봤으나 조금 더 걸어가서 분자 인간은 봤다 (사실 기대했던 것 보다는 음.... 별게 없었다. 그래도 친구 말대로 생각지도 못한 조형물이 강 위에 설치되어 있는게 신기하긴 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부터 걸어왔는데 지금 계산해보니 2km, 소요시간 30분 정도로 나온다. 사진 찍으면서 걸어서 그런지 한 1시간 걸렸다. 버스타고 이동한다고 도로쪽으로 걸었는데 나중에는 괜히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가 하두 안와서 걷다보니 
Berlin Ostbahnhof 역까지 와버렸다 (또 2km). 여기서 역대급으로 비싼 화장실 (1.5~2 유로?)를 이용했다. 독일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면 바우처가 나온다. 이건 편의점 같은데서 쓰거나 화장실 갈 때 한번 쓸 수 있는 곳도 있다


Alexander Platz (알렉산더 광장)


알렉산더 광장에 도착해서 잠깐 쇼핑을하다가 티비 타워와 붉은 시청사를 구경했다. 커리부어스트를 저녁으로 먹으려고 했는데 괜찮은 식당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다른 메뉴는 괜찮은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마찬가지로 없어서 숙소 근처로 가서 먹기로 했다


* Fernsehturm (티비 타워)

- 독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Rotes Rathaus (붉은 시청사)

- 베를린 시청 건물


* Restaurant Maximilians Berlin - Sauerkraut (사우어 크라우트), Currywurst (커리 부어스트), Allgauer Kasspatzn

  

  
- 사우어 크라우트 : 잘게 썬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시큼한 맛이 나는 독일식 양배추 절임

- 커리 부어스트 : 구운 소시지 위에 케첩과 커리 케첩을 뿌리는 간단한 독일 요리

- Allgauer Kasspatzn : 바바리안 누들


전날처럼 숙소 근처 식당을 물색하다가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식당으로 향했다. 음악 연주도 해주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이었다. 2개의 메인 요리에 1개의 사이드를 시킨다고 시켰는데 잘못 시켰다...... 사우어 크라우트는 사이드라기보다는 그냥 김치 같은 음식이다. 그래도 다행히 커리부어스트와 친구가 시킨 저 누들이 둘 다 너무 느끼해서 생각보다는 사우어 크라우트를 많이 먹은 것 같다. 사진보니 파울라너도 한잔 했었네. 1일 1독일 맥주



['16.01.15]

유대인 박물관 > 프라하


Jewish Museum (유대인 박물관)

- 독일에서의 유대인 역사를 보여주는 곳 (Memory Void)


마지막날 오전에는 유대인 박물관으로 향했다. Topographie des Terros 와 마찬가지로 멍~~~ 하게 구경한 것 같다. 공부 좀 하고 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캐리어를 끌고 프라하로 가기 위해 중앙역으로 향했다. 점심을 못 먹었는데 밥도 생각나고 그래서 역에서 파는 스시를 테이크 아웃해서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기차가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왠 동양인이 자꾸 배경에 나와서 친구한테 자꾸 사진에 방해된다고 투덜거렸다

같이 동행하던 친구는 자기 친구 올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역까지 배웅해줬다.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을 4일 가까이 같이 동행한 이 친구는 원래 자기 친구랑 베를린 여행을 하려고 했었는데, 친구가 일이 생겨 이틀 늦게 오는 바람에 나랑 같이 여행했었다. 대부분 독일을 여행하는 친구는 베를린에서 며칠 더 여행할 예정이라고 해서 남은 여행 조심히 잘 하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이 친구랑 독일 여행을 하면서 같이 먹었던 3번의 저녁식사가 모두 맛이 별로여서 좀 아쉬웠다)

* 프라하 가는 기차 안

 


무궁화호 삘의 기차였는데 타고 나니 구조가 특이했다. 바깥 쪽에 복도가 있고 각 방마다 6개의 자리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스시 냄새나면 혹시 싫어할까봐 아무도 없는 빈 방을 찾고 있었는데 각 방마다 유럽인들이 있었다. 어떤 동양인 여자가 혼자 있는 방이 있길래 '동양인이니까 스시 냄새나도 싫어하지 않겠지?' 싶어서 조심히 들어갔다. 일부러 대각선으로 앉았는데 대뜸 "한국분이시죠?" 하고 나에게 물어봤다. 아까 기차 기다릴 때 친구랑 있는거 봤다면서. 그렇다. 아까 내 사진을 방해한 그분이셨다. 속으로 '아까 사진 방해된다고 욕한거 들은거 아니야?' 싶었다.

20살 짜리 여자애였는데 재수해서 대학 합격을 기다리는 동안 여행을 왔다고 했다. 방금 전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건축학과에 합격해서 너무 신나는데 처음 만난 한국 사람이 나라서 나한테 얘기를 떠드는 거라고 했다. 축하를 전하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드레스덴에서 내린다고 해서 합격 축하한다고 다시 한번 말해주고 헤어졌다. 4시간 동안 사진 조용히 사진 정리하려고 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2시간 동안 수다 떨었다. 정확히 말하면 여자애가 조잘조잘 잘 떠들어서 난 거의 들어주기만 했지만~ 무튼 덕분에 즐겁게 얘기 나누면서 프라하로 이동하게 되어 덜 지루했던 것 같다

베를린을 여행하면서 동행하던 친구의 코스에 맞추다 보니 내가 원래 계획했던 코스를 몇 군데 못 갔었다. 하지만, 구경하면서 느낀건데 베를린의 관광지는 대부분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곳이라 나머지 코스를 갔어도 사진만 찍고 왔을 것 같았다. 다시 찾을 기회가 된다면 최소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라도 확실히 공부하고 여행을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베를린 여행 내내 들었다. 그리고 독일 음식이 진짜 맛 없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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