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자마자 프라하의 돌길이 날 반겼다. 여행 전에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캐리어 바퀴가 빠지거나 고장나게 만드는 악명높은 길이었다. 호스텔이 거리가 좀 있어서 바츨라프 광장을 지나 한 참을 끌고 갔다
['16.01.15]
바츨라프 광장 > 춤추는 건물
* Wenceslas Square (바츨라프 광장)
- 여러 차례 프라하 시민의 집회가 열린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
이번에는 처음으로 호스텔을 숙소로 잡아봤다. 호스텔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했는데 프라하에 괜찮은 호스텔이 있다고 그래서 혼성 도미토리로 예약했다 (호스텔은 대부분 혼성이나 여성 전용 도미토리만 존재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요즘에는 남성 전용 도미토리도 꽤 많이 있는 것 같다). 방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길래 조금 쉬고 있다가 저녁 먹으러 나가려는데, 갑자기 내 또래의 한국 여자애들 2명이 들어왔다. 한국인이라고 같은 방으로 배정 해준듯........................ 외국인들 올 줄 알았는데 한국인만 와서 엄청 당황했다.......... 뻘쭘해서 인사를 했는데 한 명은 받아주고, 한 명은 완전 똥 씹은 표정? 을 했다 (내가 뭔가 죄 지은 느낌이었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 뭔가 억울한 느낌?).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 Dancing Building (춤추는 건물)
- 왈츠를 추는 두 남녀의 모습 같은 독특한 건물
가까이에 있는 춤추는 건물을 보고 저녁 먹을만 한 곳을 찾아봤는데 날도 너무 춥고 딱히 땡기는 것도 없어서 ATM 에서 돈을 뽑고 버거킹에서 저녁을 먹으며 마무리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는데 아까 인사 받아준 여자애가 혼자 왔냐고 묻길래 대답하려는데 그 똥 씹은 표정 지은 여자애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째려?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좀 쫄았었나?) 단답으로 대답하고 자리에 가서 누웠다. 나도 불편해져서 외투로 침대 옆을 모두 가리고 잤다 (인사도 안 받아주고 그런 표정으로 쳐다본 게 굉장히 불쾌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냥 방에 갔더니 한국 남자가 있어서 불편해서 그랬을 것 같긴한데....... 그러면 여성 전용으로 예약을 하던가.......). 영어는 잘 못하지만 호스텔에서 서스럼 없이 외국인들이랑 대화하면서 지낼 상상을 하다가,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혼성 도미토리 쓰면 원래 이런건가? 싶으면서 다음 부터는 호스텔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6.01.16]
천문시계탑 > 올드타운 스퀘어 > 얀 후스 동상 > 틴 성모 교회 > 화약탑 > 나 프르지코페 거리 > 팔라디움 쇼핑몰 > 블타바 강
> 레트나 공원 > 프라하 성 > 프라하 성 스타벅스 > 성 비투스 대성당 > 카를교 > 야경
4인실이었는데, 여자애 둘은 반대편 2층 침대. 나는 1층 침대를 사용했다. 아침에 깨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2층에 있던 애가 속옷이 없어졌다고 하는 얘기가 귓가에 들렸다. 어제 너무 기분 나쁘게 쳐다봐서 찝찝했었는데, 아침부터 그런 얘기가 들리니까 변태 취급 당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속으로 쫄아 있었다. 다행히 찾았다고 둘이 얘기하는 소리를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1층으로 조식먹으러 내려갔다. 조식은 만원은 했던 것 같은데, 순전히 요거트, 빵, 시리얼 같은 것들이었다.
* Prague Astronomical Clock (천문 시계탑)
- 구 시청사 벽에 걸려있는 시계
* Prague Old Town Square (올드타운 스퀘어)
전날 캐리어를 끌고 간 돌길은 되게 힘들었는데, 아침에 구 시가지를 가다가 돌길을 보니 예뻐보였다. 유럽을 처음 오기 전에 생각했던 모습은 프라하가 가장 많이 닮아 있었던 것 같다.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런던은 내 생각보다 많이 현대적이었고, 프랑스는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도시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고나 할까? 하지만, 프라하의 구시가지 중심에 서니 뭔가 중세 시대로 온 느낌이었다
* Jan Hus Monumen (얀 후스 동상)
- 체코의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500주년 순교일을 맞아 구시가 광장에 세운 동상
* Kostel Panny Marie Pred Tynem (틴 성모 교회)
* Praha Prasna Brana (화약탑)
- 구시가지를 지키는 13개 성문 가운데 하나이자, 대포 요새로 건설. 17세기 초에 연금술사들의 화약창고 겸 연구실로 쓰이면서 화약탑으로 불리게 되었다
* Na Prikope (나 프르지코페 거리)
- 프라하의 번화가
구경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올드카 혹은 마차 투어가 가능한 곳이 있다. 사진만 찍고 딱히 타보지는 않았다.
* Palladium (팔라디움 쇼핑몰)
- 프라하 최대의 백화점
여행 갔다와서 검색해봤을 때는 최대의 백화점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지도 보다보니 도심과 떨어진 곳에 제법 큰 백화점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무튼 길가다가 처음으로 제법 커보이는 쇼핑몰 보이길래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했다. 청남방이 하나 눈에 들어와서 살까 하다가 그냥 나왔다. 이 쇼핑몰이 중요한 이유는 6층이었나? 화장실이 무료이다 ㅋㅋㅋ 프라하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 같다. 한국의 화장실이 무료인게 얼마나 좋은 점인지를 유럽여행 하면서 깨달았다. 1~2주 가까이 유럽을 여행하다가 화장실 갈 때마다 돈 드니까 최대한 기차, 식당, 카페의 무료 화장실을 꼭 들렀다가 나오는 습관이 생겼다. 또, 이런 비밀 스팟? 을 외워두는 습관도...........
* Vltava River (블타바 강)
- 체코 서부 보헤미아의 중앙부를 북으로 흐르는 엘베강의 지류
팔라디움에서 나와서 그대로 쭉 아무 생각없이 위로 갔다. 블타바 강이 보이고 다리가 나와서 건너서 낮은 언덕 같은 곳으로 올라갔다. 레트나 공원이었는데 가볍게 오르기 좋은 공원이었다. 블타바 강과 빨간 지붕들로 가득한 프라하 전경을 구경하며 프라하성으로 향했다
* Lenta Park (레트나 공원)
* 프라하성 가는 길
가다보니 '프라하의 연인' 에 나왔던 레스토랑이 있었다. 여기도 가볼까 했었는데, 이 날 배가 안 고파서 안갔더니 결국 프라하를 떠나는 날까지 가보지는 못했다. 조금 더 가다보니 이상한 도로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트램이었다. 트램은 나중에 타기로 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 Prazsky Hrad (프라하 성)
- 체코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건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성
후문 같은 곳으로 들어가다보니 근위병들이 지키고 있는 정문 같은 곳이 보였다. 밖으로 나와서 그 유명하다던 스타벅스로 향했다
* Starbucks in Prague Castle - Blueberry Cheese Cake, Americano
높이가 높은 나선형 계단을 빙글빙글 내려가고 나니 입구가 보였다. 여기서 더 빙글빙글 내려가면 화장실이 있다. 아침에 조식을 먹고 나왔더니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간단히 치즈케익과 커피 한잔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안에는 한국 사람들이 가득했다. 핸드폰 배터리 충전을 하면서 한참을 쉬다보니 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가 안에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겨울이라 테라스에는 딱히 나가보지 못했다
* St. Vitus Cathedral (성 비투스 대성당)
- 925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부터 성 비투스의 팔을 성물로 받으면서 그 팔을 보관하기 위한 교회를 짓기 시작했다
다시 프라하성 입구로 들어가서 성 내부를 관람했다. 성당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각도가 안나와서 몇 번을 땅에 붙어서 사진을 찍어댔다
* 프라하 전경
반대편 길로 쭉 내려오면서 다시 강가로 향했다
* Praha u Vltavy
카를교로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쉬고 있길래 나도 강가로 가봤다. 거위? 오리? 들이 많이 있었다. 어떤 거위는 땅으로 올라와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애가 주는 빵을 받아 먹고 있었다. 구경하다가 보니 나무로 된 선착장이었나? 근처에 수달은 아니고 쥐 같이 생겼는데 좀 더 큰? 동물이 있길래 처음봐서 뭔가 싶었다. 하두 궁금해서 옆에서 같이 구경하고 있던 외국인에게 물어봤더니 비버라고 알려줬다
* Charles Bridge (카를교)
-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카를교 위에는 예술인들도 있고 길 가에는 동상도 많이 있다. 신기했던 건 다리의 폭이 굉장히 넓었다는 것이다 (차도 다닐 수 있을 듯?). 그렇게 예쁘다던 카를교를 위로 지나갔는데 별 감흥은 없었다. 오히려 아까 강가에서 해가 질 때 사진을 찍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구시가지로 향했다
* 야경
역시 어두워지고 나니 풍경도 눈에 다르게 들어왔다. 다시 올드타운 스퀘어를 지나다 보니 타이 마사지 가게와 닥터피쉬 가게도 보였다. 유럽에도 이런게 있어서 신기했다. 오후 6시도 안 된 시간에 찍은 사진들인데, 이 날도 너무 추워서 일찍 숙소 근처로 돌아갔다
* Chinese restaurant Zářivá perla
한인 민박에서 지내다가 호텔, 호스텔만 다니다 보니 또 밥이 생각났었다 (유럽은 처음이라.............). 숙소 건너편에 중국 식당이 있길래 가서 또 스시를 먹었다. 연어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밥이 먹고 싶어서...........
['16.01.17]
천문시계탑 > 올드타운 스퀘어 > 화약탑 > 팔라디움 쇼핑몰로레타 성당 > 로레타 성당 > 프라하 성 스타벅스
> 프라하 성 > 카를교 > 야경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쌓였다. 준비해서 나오니 아직도 눈이 약간 내리고 있었다. 동행을 만나기 위해 Tesco 근처로 향했다. 이 동생은 아직 구경 안해봤다고 해서 나는 전날 또 거의 다 봐버렸지만, 한번 더 구시가지를 구경했다. 이미 다 본 곳 또 와서 괜찮냐고 했는데 전날과 다르게 눈이 내려서 느낌이 색다르다고 대답해줬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또 팔라디움 쇼핑몰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지하철과 트램을 타고 로레타 성당으로 가기로 했다
* 카를교 - 로레타 성당 가는길
지하철에서 내려서 트램 정거장까지 다리를 건너야 했다. 가다가 찍은 눈 덮인 카를교
* Loreta Praha (로레타 성당)
- 산타카사의 전설을 기리며 세워진 화려한 성당
시골 동네에 있을만한 성당이었다. 딱히 볼 것은 없는...... 성당 뒷편으로 나와서 다시 프라하성으로 향했다
* 프라하 전경
가다가 사진 스팟이 있길래 눈덮인 프라하의 전경을 구경하면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다시 가서 오르막을 올라가니 어제 봤던 정문? 이 보이길래, '아, 여기가 어제 왔던길의 반대편 길이구나' 싶었다. 또 스타벅스 가서 커피 한잔하면서 쉬다가 내려왔다
* 프라하성 내려가는 길 - 눈사람
전날 내려갔던 길로 내려오다 보니 성벽에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어놨다.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 뒀길래 사진으로 담았다
* 프라하성 내려가는 길 - 회오리 감자
내려오고 나니 끝에 회오리 감자가 있어서 반가웠다. '체코에도 회오리 감자가 있다니......... '.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 라떼 한잔만 마셨더니 조금 출출해서 동행하던 동생이랑 하나씩 사먹었다. 어제는 못 본 것 같은데.......?
* 눈 덮인 프라하성
전날 지나간 코스대로 똑같이 다시 지나면서 눈 덮인 프라하를 구경했다. 그리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다시 팔라디움 쇼핑몰 근처로 향했다. 가는 길에 누가 가방을 잡아 끄는 느낌이 나서 뒤를 돌아봤더니 왠 커플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고 가방은 지퍼가 모두 열려 있었다. 바로 옆에 동행하던 동생이 있었는데도................!!! 원래 지갑을 가방에 넣고 잠금장치를 하고 다녔었는데, 프라하에서만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었다. 물론, 그 조그만한 가방안에 보조배터리, 화장지, 이어폰, 충전기, 여권 등등 많이 엉켜있어서 지갑이 있어도 가져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행 전에 유럽에 소매치기가 심하다 그래서 홍대에 있는 Pacsafe (팩세이프) 가방을 파는 가게까지 가서 여행용 가방을 사왔었다. 독일에서 이미 환전해 갔던 돈을 다 써서 프라하에서는 따로 잠금 고리를 걸지 않고 다녔다. 그래도 하나라도 없어지면 불편할까봐 이후로 고리를 다시 걸고 다녔다 (가방 홍대까지 가서 사오길 잘했다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 Kolkovna Celnice - Kolkovna wings, Pecene Veprove Koleno (꼴레뇨), Velkopopovicky Kozel (코젤 다크 비어)
- 꼴레뇨 : 돼지를 만 하루 맥주에 마리네이드해 오븐에서 크리스피하게 만든 체코의 전통 음식
코젤 다크 : 체코의 맥주회사 '코젤'에서 만든 맥주. 코젤은 숫염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검은색을 띠며 커피향과 카라멜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훈연향과 커피와 함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지고 있는 흑맥주이다
내가 찾아놨던 콜코브나 첼리체로 향했다. 한국 사람의 입맛 에 딱 맞다는 콜코브나 윙, 친구에게 추천 받은 코젤 다크 맥주 그리고 꼴레뇨를 시켰다. 콜코브나 윙은 소스가 굉장히 맛있었다. 특제 소스로 된 치킨 윙이라고나 할까? 간장 치킨보다도 더 맛있었다. 이래서 한국 사람들이 다들 찾는 구나! 싶었다. 코젤 다크 생맥주는 음료수 같이 달지는 않은데 뭔가 맥주 치고는 달고 굉장히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술을 잘 못마시는 나도 한잔 더 마시고 싶을 정도로. 꼴레뇨는 독일에서 먹은 슈바인학세와 다르게 짜지 않았고 껍질도 딱딱하지 않아서 딱 족발 느낌이었다. 다만 나도 많이 먹지 못하는 편이다 보니 많이 남겼었다.
* 야경
식사 후에 동행하던 동생은 민박집 사람들이랑 약속있다고 해서 헤어지고 나는 마지막으로 야경을 보기 위해 강가로 다시 향했다. 5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해가 졌었다. 역시 다리는 멀리서 구경하는게 더 멋있었다. 프라하는 여행하는 내내 추웠다. 이 날도 일찍 숙소로 복귀했다
['16.01.18]
하벨 시장 > 뜨르들로 > 빈
프라하를 떠나는 날. 4인실 이었던 내 방은 떠나는 날까지 3명이었다. 첫 날에 짧은 대화를 끝으로 딱히 얘기를 않고 지내서 좀 불편했었다. 속으로 얘네들 언제 떠나나 싶었는데 떠나는 날도 같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더니 나보다 겨우 1시간 정도 일찍 체크아웃 했었다. 짐을 챙겨 마지막으로 하벨 시장으로 향했다
* Havel's Market (하벨 시장)
너무 일찍나와서 그런가 하벨 시장에는 제대로 연 상점이 없었다. 그래서 조식 겸 뜨르들로 하나를 사먹었다. 되게 맛있을 것 같았다는 딱딱하고 그래서 보기와 다르게 맛이 없었다. 먹고나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기 위해 중앙역으로 향했다
* TRDLO (뜨르들로)
- 체코 전통빵
프라하는 딱 내 상상 속의 유럽을 마주한 곳이었다.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평소의 프라하의 모습과 눈이 온 프라하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더불어, 콜코브나 첼니체는 2주 가까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다녔던 식당 중에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