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때, 버킷리스트에 넣었던 유럽여행. 마냥 잊고 살다가 군대에서 유럽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으면서 구체화 했었다.

전역 후 4달동안 알바해서 여행경비를 모았었지만, 결국 졸업전까지 가보지 못했다. 취업 준비한다고, 인턴 한다고 우선 순위를 미루다보니 못 갔었던 것 같다. 실천력이 다소 부족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졸업 후, 1년 뒤 이직 전에 운 좋게 기회를 얻어 한 달 동안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패키지 여행도 아니고 혼자 떠나는 자유 여행이라, 입사일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비행기 티켓부터 예매하고 공항 출입국 하는 법부터 하나하나 다 인터넷으로 찾아서 공부했다. 자유여행은 처음이라....^^..... 뭔가 제대로 된 해외여행의 느낌이랄까? 머리도 레드와인으로 염색해보았다. 그리고 출발~ 10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동안 영화도 3편보고 설렘반, 기대반으로 잠도 안왔던 것 같다.


['16.01.05]

인천 국제공항 > 파리 샤를드골 공항 > 런던 히드로 공항 > 석식 (피쉬앤칩스)


히드로 공항에 저녁 쯤 도착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뭔가 선진국으로만 머릿 속에 있었던 영국이었는데, 좁고 데이터 통신이 되지 않는 지하철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발전이 일찍된 도시라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면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마냥 신났다. 건물도, 도로도, 사람도 모두 신기했다. 여자들도 키가 180cm 는 다들 되어 보여서 배구선수 같았다. 

메뉴는 피쉬앤칩스!! 맛있다고 그래서 일부러 시내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있는 곳 까지 갔는데, 첫 식사였는데 실망 그 자체였다. 이때까지 Cod 가 대구인줄도 몰랐고, 유럽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컷었다.


* Fish & Chips (피쉬앤칩스)

- 대구나 가자미 등의 흰살생선을 이용한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을 함께 먹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아쉬움을 뒤로한 채, 숙소로 이동했다. 켄싱턴 파크 북쪽이었는데 되게 으슥했다. 물론, 첫 식당이랑 가깝고 싼 곳으로 찾다보니 여기로 정했던 것 같다. 되게 동네 분위기가 으스스 했는데, 내 방은 더 으스스 했다. 반 지하에다가 방은 3개의 침대로 가득찼다. 화장실은 입구 반대쪽 문을 열고 지상으로 향하는 비상계단 입구를 지나 문을 한번 더 열면 있었는데, 혼자 쓰기에 쓸데없이 크고 멀었다. 그리고 변기도 아닌, 발 씻는 곳인가 싶은 요상한 물체가 있었다. 나중에 비데라는 것을 알았지만.......

좀 무서웠지만, 그래도 비행기에서 영화를 계속봐서 그런가 피곤해서 잠은 잘 잤다



['16.01.06]

켄싱턴가든 > 하이드파크 > 웰링턴아치 > 세인트 제임스 파크 > 빅벤 > 웨스트민스터 사원 > 국회의사당 > 템스강 > 버킹엄궁전 > 해리포터 스튜디오

 > 런던아이


다음 날, 아침 캐리어를 끌고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한인 민박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어차피 가는 길에 볼게 많은 것 같아서 천천히 이동했다.

호텔 밖으로 나오니, 어제 저녁과는 느낌이 완전 달랐다. 지하철 역 근처라 출근하는 사람들도 붐볐고 그렇게 으슥한 동네가 아니었다.


* Kensington Gardens (켄싱턴가든)

 

- 켄싱턴 궁전의 정원


아침 일찍 지나간 켄싱턴 가든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도시 한복판에 이렇게 큰 공원이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 한국에도 이런 휴식처가 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진짜 숲 냄새? 가 나서 좋았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나보다 큰 개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도 있어서 발걸음을 늦추기도 했다. 무튼, 여기는 사람 50% + 개 50% 였다.


* Hyde Park (하이드파크)


공원 안에는 강? 같은게 있었는데, 여길 넘으면 반대쪽은 하이드 파크 였다. 켄싱턴 가든은 진짜 가든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말 그대로 파크라서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여긴,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사람 50% + 오리 50%. 자전거족을 보면서 '한국도 다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면 운동도 되고 교통 체증도 줄어서 좋을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 Wellington Arch (웰링턴아치)

- 1825년 나폴레옹과 벌인 전투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여 세운 것


* St. James's Park (세인트 제임스 파크)

-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왕립공원


* Elizabeth Tower = Big Ben (빅벤)

- 시계탑


빅벤에 도착했다. 패키지 투어하시는 한국분들이 계셔서 옆에 몰래 껴서 가이드분 설명을 슬쩍 같이 들었다. 


* Westminster Abbey (웨스트민스터 사원)

- 영국 왕실의 웅장한 사원. 명성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영국 왕과 위인들이 잠든 곳이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한바퀴 돌아 워털루역에 있는 한인민박으로 이동해서 캐리어를 두고 다시 나왔다. 


* Houses of Parliament (국회의사당)


* Thames River (템스강) : 

- 영국 잉글랜드 중남부를 흐르는 강


* Buckingham Palace (버킹엄 궁전)

- 국왕의 궁전


* Changing of the Guard (근위병 교대식)

 

- 근무자가 교대할 때 궁전의 열쇠를 넘겨주는 교대식


동행하기로 한 친구를 만난 후에, 버킹엄 궁전에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급하게 이동했다. 원래 미리 도착했어야 했는데, 한 10분 전에 겨우 도착했다. 그래서 좋은 자리는 놓쳤다. 도착하자마자 말을 탄 경찰들?과 근무에 투입되는 근위병들이 줄지어 오고 있었다. 정말 평소에도 말을 타고 다닐까? 궁금했다 (전날 본..... 지하철에 대한 기억으로..... 영국이라는 나라가 Old 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 물론 아니겠지만)


* Sportsbar & grill

 

교대식을 잘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가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날 먹은 피시앤칩스보다 한 10배 맛있었다. 동행 친구는 미국에 있다가 막 영국으로 넘어왔는데, 미국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여기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공원에도 아침부터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미국과 유럽은 확실히 다른것 같다고 하길래, 이 얘기, 저 얘기 들으면서 왓포드에 있는 해리포터 스튜디오로 향했다.


* Harry Potter Studio (해리포터 스튜디오)

 

 


사실, 그냥 블로그 찾아보니 많이 가길래 궁금해서 가보려고 예약했었다. 별 기대 없이 갔는데, 완전 빠돌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볼게 많았다. 꼼꼼히 다 본 것도 아니고, 슥슥 보면서 구경했는데도 2시간 반이나 걸렸다. 본 고장에 있는 스튜디오라 그런가 이것저것 볼 게 많았던 것 같다. 버터비어를 되게 기대했었는데, 마시다가 버렸다. 물도 음료수도, 맥주도 아니고...........


* London Eye (런던 아이)

 

- 1999년 영국항공이 새천년을 기념하여 건축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순수 관람용 건축물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런던아이와 2층 버스를 구경했다. 런던 아이 반대편 강가에서 사진 찍고 있는데 민박집에서 주의하라고 붙어 있었던 찰리 채플린 분장을 한 갈취꾼? 을 만났다 (같이 사진 찍고 관광객들 돈을 갈취하는.....). 나는 보자마자 자리를 피하려고 했는데 같이 동행하던 친구가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 해서 찍어줬다. 역시나 돈 달라고 했는데 사진을 같이 찍지 않은 나한테도 달라고 그랬다. 난 끝까지 안줬다. 친구가 4파운드인가 주길래 주지 말라고 왜 주냐고 했는데, 자기는 사진찍고 추억을 남겨서 괜찮다면서 주었다. 그래도 찰리 채플린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면서 10파운드를 요구하길래 줘도 저런다고 욕하면서 친구보고 그냥 빨리 가자고 했다. 친구가 펍에서 맥주 한 잔하고 싶어했는데, 컨디션 관리를 핑계로 거절했다. (처음부터 술 마시고 무리하면 탈 날까봐 거절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미안하네 ㅎㅎㅎ..... 여행 동행은 처음이라.........)


['16.01.07]

세인트폴 대성당 > 대영박물관 > 버로우마켓 > 테이트 모던 갤러리 > 더샤드 > 런던브릿지 > 타워브릿지 > 레든홀마켓 > 옥스퍼드 서커스 

> 피카딜리 서커스 > 트라팔가 스퀘어 > 해군문


처음으로 2층 버스를 타고 세인트폴 대성당을 향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생각보다 좁아서 오르고 내리기가 불편했다. 하긴, 1층 버스와 같은 폭의 버스에 2층으로 가는 계단까지 있으려면 넓게 만들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무튼, 런던에서 빨간 2층버스 타보기 미션 성공!!


* St Paul's Cathedral (세인트폴 대성당) 

-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성당


셋째날, 전날처럼 날씨가 흐렸다.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은 처음이라, 오디오 가이드 들고 하나하나 설명 다 들으면서 구경했다. 별로 흥미는 없었다. 무교라서 그런가..... 여행오면 성당 내부까지 봐야되나 싶기도 하고........ 


* Pret A Manger (프레타망제), Costa Coffee (코스타 커피), Caffe Nero (카페 네로)

  


구경하고 나오니 또 비가 왔다. 이게 런던의 날씨구나 싶었다. 다들 우산도 안쓰고 그냥 맞고 다니길래, 모자도 없는 외투를 입은 나도 Londoner 인척 비를 맞으며 다니다가 카페에 가서 쉬었다. 런던에는 프랜차이즈가 4개 있는것 같았다. 스타벅스, 카페네로, 프레타망제, 코스타커피. 여행하면서 4군데 다 가봤는데, 나는 코스타 커피가 제일 맘에 들었다. 


* Burger & Lobster (버거앤랍스타)


비가 그친 후에, 전날 같이 여행했던 친구랑 버거앤랍스타에 갔다. 웨이터에 처음에 와서 뭐라고 말을 걸었는데 도저히 모르는 단어였다. 내가 대답 못하고 있으니까 옆에서 친구가 대신 대답해줬다. 뭐라고 그런거냐고 물으니까 물 필요하냐고 물은거라고 했다. 물을 못 알아들은 이유는 '와타?' 라고 웨이터가 말했기 때문이다. 미국식 교육의 폐해인가?.......... 황당해가지고 한참을 어이 없어 했다. 그 다음부터 내 사전에 물은 영어로 '워러'도 '워터'도 아닌 '와타'가 되었다 (이게 영국식 영어지라고 생각하면서 ㅋㅋㅋㅋ). 랍스터는 엄청 맛있다던가 그런건 아니었는데, 간만에 식사다운 점심을 먹은 것 같았다. 식당에서 웨이터


* The British Museum(대영박물관)


그리고 대영박물관으로 향했다. 성당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재밌거나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한국이나 아시아 유물들도 전시하고 있어서 성당보다는 덜 지루 했다. 동행하던 친구는 아침에 예매한 위키드 보러 간다 그랬는데, 뮤지컬이 유명한 줄은 몰랐었다. 알았으면 한국에서 예매했었을 것 같다. 뮤지컬을 다음을 기약하며....... 


* Borough Market (버로우 마켓)

- 런던 최대 식료품 시장


헤어지고 버로우 마켓으로 향했다. 후배가 강추해서 갔었는데, 그냥 조그만한 시장 느낌이었다. 


* Tate Modern Gallery (테이트 모던 갤러리)

- 런던 최대의 근현대 미술관


그리고 갔던 테이트모던갤러리. 사실 예술이나 역사를 잘 아는 편이 아니라서, 안 가는게 나았을텐데 처음으로 혼자하는 자유여행이라, 네이버 블로그에 20대 여성분들이 적은 후기를 보고 코스를 짜다보니 관심 없는데도 갔었던 것 같다. 눈에 띄는 건, 백남준뿐. 


* The Shard (더 샤드)

-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빌딩


* London Bridge (런던 브릿지), Tower Bridge (타워 브릿지)

 

이후, 템스강을 따라 야경을 구경하면서 런덧브릿지, 더샤드, 타워브릿지를 보고 레든홀마켓으로 향했다. 계속 밖에서 걷다보니 추워서 타워브릿지까지는 안가고 런덧브릿지를 건너면서 멀리서 구경했다. 


* Leadenhall Market (레든홀 마켓)

- 로마시대의 포럼이 열렸던 자리에 만들어진 마켓


레든홀마켓은 저녁에 늦게 가서 그런지, 몇몇 식당만 문열어 있었다. 느낌은 한국에서 현대식으로 개조된 전통시작처럼, 위는 다 막혀있었다.


* Oxford Circus (옥스퍼드 광장)


* Piccadilly Circus (피카딜리 광장)


* Trafalgar Square (트라팔가 광장)

 - 런던의 중심, 런던을 상징하는 사자상이 있는 곳


* Admiralty Arch (해군문)

- 에드워드 7세가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하여 건설하도록 한 아치


또 다시 카페가서 좀 쉬다가, 옥스퍼드 서커스, 피카딜리 서커스, 트라팔가 광장을 천천히 걸으면서 밤거리를 구경하다가 학교 후배가 부탁한 와인을 한명 사서 숙소로 복귀했다.



['16.01.08]

캠든 록 마켓 >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 > 유로스타


* Camden Lock Market (캠든 록 마켓)

 


마지막 날 아침, 카페에서 사람 모이면 애비로드 가서 비틀즈처럼 사진 찍고 싶었는데 연락 온 사람이 없어서 대신에 캠든 록 마켓으로 향했다. 아침 너무 일찍 가기도 했고, 날씨도 계속 흐려서 그런가 마켓 자체가 밝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빙글빙글 돌면서 구경하는 인사동 같은 느낌의 시장 구조는 특이했다. 


* King's Cross railway station 9 3/4 Platform (9와 3/4 승강장)


그리고 나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가기 위해 세인트판크라스 역으로 향했다. 옆에 있는 킹스크로스역의 9와 3/4 승강장에서 나도 사진찍고 싶었는데 줄도 길고, 해리포터 스튜디오도 다녀와서 사진은 패스 했다.


기차역에서 기다리다가 여권을 떨어뜨렸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방송을 들어서 다행히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출국하려고 하는데, 신발도 벗고 꼼꼼히 검사를 했던 것 같다. 파리 테러의 영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런던은 입출국 심사가 깐깐한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대학교 후배는 런던을 추천해줬었는데 내게는 크게 맘에 드는 도시는 아니었다~ 

4일 내내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었을지도......

(생각해보니 동행한 친구한테 사진도 몇 장 못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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